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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독일 총리의 중국 방문을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에서 우려섞인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자국의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대거 이끌고 오는 4일 중국을 찾는다.
숄츠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나 최근 급속도로 악화한 유럽과 중국의 관계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중국의 개혁개방 뒤 독일이 경제교류를 통한 우호증진 차원에서 지속해온 연례행사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점점 고조돼 진영대결이 냉전처럼 격화하자 그런 교류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서방국가들은 독일이 중국에 대응하는 연대를 와해하는 약한 고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서방 대중 전선의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길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숄츠 총리와 독일 경제 사절단의 방문을 유럽의 약한 면모로 지목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유럽이 중국과의 관계를 약화하거나 차단한다면 실제 더 독립적이고 안전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영국 더타임스도 "호랑이 입 속으로 들어가는 형국"이라고 숄츠 총리의 행보를 진단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연합(EU) 국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각개격파 전략을 경계하라는 내부 문건이 돌았다.
문건은 "우리의 단결된 자세를 약화할 조율되지 않은 독자 행동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담았다.
서방 전문가들은 독일이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에서처럼 실패를 겪을 수 있다고 본다.
권위주의 강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과도하게 높였다가 나중에 압박을 받아 자주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어쩔 수 없이 대러제재에 동참했으나 에너지 공급, 통상에서 보복을 받아 경제적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대의 독일 전문가 라팔 울라토프스키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변화 신호가 조금도 없다"며 독일의 대러정책이 중국에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례를 보면 숄츠 정권은 대러관계 파탄에 따른 충격 속에서도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숄츠 총리는 다수 장관, 정보기관, 여론의 반대에도 중국이 함부르크 물류항 중 한 곳의 지분을 갖도록 허가했다.
중국 전자기업의 스웨덴 자회사가 반도체업체 엘모스를 인수하도록 허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숄츠 총리와 함께 중국을 찾는 기술기업 지멘스의 최고경영자는 중국 내 산업 소프트웨어 지사의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동행하는 종합화학기업 바스프(BASF)도 중국 광둥성에 100억 유로(약 14조원) 규모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독일은 1972년 중국과 수교한 이후 반세기 동안 이런 종류의 경제교류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가 2005년 집권한 뒤 10년 넘게 대중국 수출은 독일 경제성장에 8% 정도나 기여했다.
그러나 메르켈 정권이 퇴진한 뒤 최소한 언변에서는 독일의 대중국 기조에 변화가 있었다.
숄츠 정권은 중국을 '체계적 경쟁국'으로 지정하고 대만의 국제사회 관여를 지지하며 중국의 인권침해에 대응하기로 한 상태다.
독일은 중국과 경제교류를 통해 서방과 중국의 관계를 개선하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항변한다.
미국은 여야를 떠나 숄츠 총리의 이번 중국 방문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더타임스는 오는 8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미국 의회를 장악하면 독일에 제재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